나무딸기 따러 숲으로 향했어
기분이 좀 너덜너덜해서

친구는 지우개를 빌려줬지 향기나는 볼펜을 빨아봐서
잉크맛 좀 아는 친구였어 도시락 모양 지우개는 기능을 못하더군
부서져 가루가 되었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지 그 지우개의 용도는 귀여움이이었는데

사이좋게 같이 너덜너덜해졌다
필통 속을 구르던 연필
꼭지를 씹다보면 잠이 왔어

한여름이 대롱대롱
아 머리 터질 것 같네
위에서 햇볕을 자꾸 부어주잖아


라는 건 되게 거슬려

단추를 끝까지 잠근 교복이 목 조르잖아

가지 마 숲에는 무덥고 사나운 일이 많아, 선생님 말씀

잘 알겠고요 나는 그런 걸 모조리 챙겨오기 위해 옆구리 바구니를 꼈어요

반짝이는 껍질 죄다 쓰레기
물이 고인 곳에는 알 수 없는 알이 둥둥 떠다닌다

얼음을 한 움큼 입에 넣고 잠 좀 깨볼까
깨진 얼음 틈새로 물이 흐르고 턱을 타고 흐르고 깨진 턱마저 흘러내리는군
턱의 용도는 물어뜯기였는데 피맛을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정말 잘 됐죠?

아 추워 죽겠네 누가 에어컨 좀 꺼봐, 반장 말씀 알겠고
추워 죽겠으면 죽어

이가 덜덜 떨린다 친구는 숲에서 따온 나무딸기를 내놓으
라고 말한다 네가 걸게 빤 물 엎지른 거 비밀로 해줄게 네
바구니 속에 뭐가 들었는지 보여봐

바구니 속에 든 건 내가 낳은 알이야
나만 먹을 거야 저항해보지만
교실에는 볼펜 꼭지를 딸깍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이 많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지 그랬어
그런 말은 시금털털하다



감상평


...

친구는 지우개를 빌려줬지 향기나는 볼펜을 빨아봐서
잉크맛 좀 아는 친구였어 도시락 모양 지우개는 기능을 못하더군
부서져 가루가 되었어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지 그 지우개의 용도는 귀여움이이었는데

  • 어린 아이들의 시점에서 작성된 표현이라 동심 같은게 자극되기도 하고, 웃음이 지어지는 표현들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