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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누군가 대신 살아주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몇 초만큼 안 되는 내 하루에는 아무 쓸모가 없거나
사나흘에 한 번쯤은 비겁하기도 하니까

우연히 잡힌 라디오 전파와
그 전파를 다시는 잡지 못하는 날들
누구든 그 전파를 나 대신 사용하겠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애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질문 혹은 대답
누구든 그 질문과 대답으로 며칠을 살겠지

인생은 나 스스로 살아가는 사막과
누가 대신 살아주는 남극
그 둘의 배합으로 버무려진다
인류가 울음과 기후의 사용을 멈추지 않았듯이

한사코 불속으로 들어가
불속에서 뭔가를 떠내들고 걸어나오는 사람은
내 삷을 대신 살아주느라 불을 덮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이토록 살고 있는 것은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것 같아서다
그러지 않고는 이렇게 갸륵한 세상의 연료들을
어둠 속에서 빼내 또렷이 바라보며 가득해질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삶을 누군가 대신 살아주는 것 같을 때
세계의 절반은 나의 것일리가 없다고
세계의 모두가 나의 것인지도 모르겠다고도
가만히 나는 생각한다

Summary

누구나 살아가는데 있어서, 내가 주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주위의 환경이나 여러 제약으로 인해 억압되고 억제된 채 살아가는 그러한 자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에서는 이렇게 능동적인 나를 사막, 그리고 피동적인 나를 남극이라고 비유했는데요, 능동적인 삶은 뭔가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친다는 이미지에서 덥고 열기가 넘치는 사막의 이미지와 맞고 반대로 피동적인 것은 그저 흘러가는대로 하고 정작 나 자신은 없어진 느낌이라 쓸쓸하기도 한 남극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사실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