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Intention)

Digest: Context — “사람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는가? Anscombe는 트루먼의 원폭 투하 변호(민간인 살상은 “의도하지 않았고” 전쟁 종식만 의도했다는 논리)를 비판하며 ‘의도(intention)’ 개념을 정밀 분석함으로써 ‘행위(action)란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Insight — ‘의도’를 행위 뒤에 숨은 사적 심적 상태로 보는 통념과 달리, 핵심 통찰은 “‘의도적(intentional)‘이란 사건들에 대한 **기술의 형식(form of description)**을 지칭한다”(INT,84)는 것이다. 같은 하나의 행위도 여러 참된 기술(팔 올리기/펌프질/직무 수행/리듬 만들기/그림자 드리우기)을 허용하는데 그중 일부만 의도적이다. Solution — 그래서 의도적 행위는 “특정 의미의 ‘왜?’ 물음이 적용되는 행위”로 식별되고, 행위자는 이 ‘왜’에 거울·관찰·추론 없이 1인칭으로 답하는데 이것이 **실천적 지식(practical knowledge)**이다. 행위 기술들은 ‘because’로 연결된 객관적 수단-목적 질서(=의도의 질서)를 이룬다. Evidence — 핵심 대비는 쇼핑 목록 vs 탐정 기록(INT,56): 산 것과 목록이 어긋날 때 쇼핑 목록은 잘못이 수행(행위)에 있고, 탐정 기록은 잘못이 기록에 있다. 이 비대칭이 ‘두 가지 앎의 방식’(실천적 vs 이론적)을 드러낸다. Limitations — Anscombe 자신도 ‘왜’ 물음 목록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실천적 지식 논의로 이동한다. Open Questions — 이유를 신체 운동을 야기하는 심적 원인으로 보는 인과 이론을 거부하지만, Davidson(1963)이 이를 정면 반박하며 현대 행위론은 Anscombean vs Davidsonian으로 갈렸고 ‘이유가 원인인가’는 미해결이다.


먼저 이해하기

쉬운 설명

이 노트는 Anscombe의 책 『Intention(의도)』 원문 전체가 아니라, 그 책에 대한 학술 해설(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책의 출발 질문은 “사람이 무언가를 한다는 게 도대체 뭔가?”이고, Anscombe는 트루먼의 원폭 변호(“민간인 죽음은 의도하지 않았다”)를 비판하며 ‘의도’라는 말을 해부한다. 가장 중요한 주장은 “‘의도적(intentional)‘은 어떤 행위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떤 말로 기술하느냐(form of description, 기술의 형식)에 붙는 성질”이라는 것이다(INT,84) — 예컨대 같은 동작 하나가 ‘팔 올리기’이자 ‘펌프질’이자 ‘독을 물탱크에 넣기’일 수 있는데, 이 중 어떤 기술 아래에서는 의도적이고 다른 기술 아래에서는 아닐 수 있다. 의도적인 행위인지는 “왜 그렇게 했나?”라는 특정한 종류의 물음이 통하는지로 가려지는데, “그런 줄 몰랐다”거나 “거울 보고서야 알았다” 같은 답이 나오면 그건 의도적이지 않다(why-question). 의도적 행위에서 행위자는 자기가 뭘 하는지를 관찰·추론·거울 없이 1인칭으로 그냥 아는데, Anscombe는 이를 실천적 지식(practical knowledge, 행위를 행함으로써 갖는 앎)이라 부르며 책상 위 지식과 구별한다. 이 차이를 보여주는 유명한 예가 쇼핑 목록 대 탐정 기록(INT,56)이다 — 둘 다 똑같은 품목 목록이라도, 실제와 어긋날 때 쇼핑 목록은 ‘내 행동이 틀린 것’이고 탐정 기록은 ‘내 기록이 틀린 것’이라는 점에서 앎의 방향이 정반대다.

왜 중요한가

(전제: 아래 평가는 이 책에 대한 학술 해설(SEP)에 근거하며, 원전 전체에 대한 독립 검토가 아니다.) Anscombe의 『Intention』은 20세기 행위철학(philosophy of action)을 사실상 새로 연 텍스트로, ‘의도’를 사적 심적 상태가 아니라 ‘기술의 형식’과 ‘왜’ 물음의 구조로 옮겨 놓음으로써 이후 논의의 좌표축을 깔았다 — 현대 행위론이 Anscombean vs Davidsonian으로 분류된다는 사실 자체가 그 파급의 증거다. 또한 ‘의도하지 않은 부수효과’ 구분은 이중결과(double effect) 원리를 통해 도덕철학으로, ‘관찰 없는 지식’은 지각·자기지식 철학으로 번졌다. 이 노트가 곁들이는 본 연구(On the Measure of Agentness)와 맞닿는 지점은 세 가지다: (1) ‘의도적 행위’를 행위 내부 상태가 아니라 그것에 적용 가능한 기술·물음으로 식별한다는 발상은, agentness를 외부에서 측정 가능한 형식으로 다루려는 시도에 개념적 선례를 준다; (2) 의도적 행위를 가려내는 특정 “왜?” 물음의 적용 가능성은, 어떤 행동을 ‘진짜 행위’로 셀지 판정하는 기준 후보가 된다; (3) 쇼핑 목록 대 탐정 기록이 보여주는 ‘두 가지 앎의 방식(적합 방향)‘은, 행위 기술이 세계에 맞아야 하는지 세계가 기술에 맞아야 하는지를 구별하는 틀로서 ‘참 설명’ 기준 논의에 직접 닿는다.

먼저 알아둘 말

용어쉬운 설명정확성 메모
intention (의도)행위자가 무엇을 하려는지Anscombe는 이를 단일 심적 상태가 아니라 세 갈래 용법(미래 표명/행위의 의도적임/동반 의도)으로 본다(CAC,182).
intentional (의도적)“일부러 그렇게 한”에 해당행위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사건들에 대한 기술의 형식을 지칭”(INT,84).
form of description (기술의 형식)같은 사건을 가리키는 여러 말 중 어떤 말로 가리키느냐하나의 행위가 여러 참된 기술을 가지며, 그중 일부만 의도적이라는 점이 핵심.
practical knowledge (실천적 지식)행위를 함으로써 갖는, 관찰 없는 1인칭 앎”실천적 지식은 실천 추론을 먼저 이해해야 이해된다”(INT,57); 이론적 지식과 대비.
why-question (“왜?” 물음)의도적 행위인지 가리는 특정 종류의 질문”몰랐다/관찰·추론으로 알았다”는 답이 나오면 그 물음이 거부되어 비의도적.
order of intention (의도의 질서)행위 기술들이 ‘because’로 엮인 수단-목적 순서객관적 질서(펌프질 because 식수 공급); 실천적 지식은 이 질서 전체에 대한 앎.
desirability characterisation (바람직함의 특성규정)“왜 그걸 원하나”에 답하며 행위를 바람직한 것으로 제시하는 규정인과 이론 거부 맥락에서 이유의 자리를 설명하는 장치.

흐름 따라 읽기

논지 흐름(throughline): 행위란 무엇인가(원폭 변호 비판) → 의도의 세 갈래 → 의도적 행위는 특정 의미의 “왜?” 물음이 적용되는 행위 → 관찰 없는 실천적 지식, 실천 추론 전제 → 행위 기술들의 객관적 수단-목적 ‘because’ 질서(의도의 질서) → 쇼핑 목록 vs 탐정 기록(두 가지 앎의 방식) → 이유·의도에 대한 인과 이론 거부 → Anscombean 전통

책의 동기와 목표 (aim)

이 절은 throughline의 출발점으로, 책 전체가 “행위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의도(intention)’ 개념을 분석한다는 동기와 목표를 세운다. Anscombe는 부분적으로 트루먼의 원폭 투하를 옹호하는 철학적 변호에 맞서 이 작업을 발전시켰는데, 그 변호자들은 행위가 근본적으로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했다—즉 “한 가지 일(손을 움직이는 것)을 하면서 사람은 의도적으로 다른 일(사람들의 죽음을 지휘하는 것)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놓쳤다고 Anscombe는 논한다. 이 책은 긍정적 주장을 내놓기 전에 독자를 일부러 막다른 길과 불완전한 해법으로 이끄는 서술 방식을 택한다. 핵심 결론은 “‘의도적’이라는 용어가 사건들에 대한 기술의 형식을 지칭한다”(INT, 84)는 것이다(형식으로서의 기술 = 같은 사건에 붙는 여러 참된 기술 중 어떤 것이 의도적 성격을 포착하는가의 문제). 단일한 행위도 여러 참된 기술을 허용하며(팔을 위아래로 움직임 / 펌프질 / 직무 수행 / 일정한 리듬 두드림 / 바위에 우스운 그림자 만들기), 그 모든 기술이 참일 수 있으나 모든 참된 기술이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의도적으로 펌프질하면서 우스운 그림자는 비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무엇이 어떤 기술을 ‘의도적’으로 만드는가가 이후 분석의 중심 물음으로 설정된다.

의도의 세 갈래 (threefold)

앞 절에서 세운 ‘의도’ 분석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 절은 ‘의도’가 언어에 나타나는 세 갈래를 구분하여 분석 대상을 정돈한다(throughline상 개념 정리 단계). 첫째는 미래에 대한 의도의 표명(“I intend to φ”)으로, 미래를 향한 목적의 선언이다(미래 의도 표명). 둘째는 의도적 행위 내지 행위의 의도성으로, 진행 중인 행위에 ‘의도적(intentional)‘이 적용되는 경우다(의도적 행위 = 행위의 의도적임). 셋째는 행위를 할 때 그것을 가지고 행하는 의도(“intention with which one acts”), 곧 동반 의도(accompanying intention)로, 어떤 행위를 하면서 추구하는 더 나아간 목적이다. Anscombe는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의 의도적임—당신이 이것을 일부러 하고 있다는 것”과 “당신이 그 일을 하면서 가지는 더 나아간 또는 동반하는 의도”를 구별한다(CAC, 182). 이 세 갈래 구분은 이후 “왜?” 물음과 실천적 지식 논의가 어느 용법을 겨냥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토대가 된다.

의도적 행위와 “왜?” 물음 (why-question)

이 절은 throughline의 핵심 전환점으로, “어떤 행위가 의도적인가”를 판별하는 구체적 검사를 제시한다—의도적 행위란 특정 의미의 “왜?” 물음이 적용되는 행위라는 것이다(“왜?” 물음 = 행위의 이유를 묻는 특정 형식의 질문). 검사 방식은 이렇다: “왜 그것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답이 어떤 유형이면 그 행위는 의도적이 아니다. 비-의도적임을 가리키는 답으로는 “내가 그것을 하고 있는 줄 몰랐다”, “나는 (단지) 내가 그것을 하고 있음을 관찰/추론했다”, “나는 (단지) 내 신체 운동이 어떻게 야기되었는지를 관찰/추론했다”가 있다. 반대로 의도적 행위를 가리키는 답으로는 미래를 향한 것(“전쟁을 끝내려고”), 해석(“호기심에서”), 과거의 근거(“그들이 먼저 우리를 공격했다”), 그리고 “이유 없음”이 있다. Anscombe는 이 선언지(disjunctive) 목록이 제한된 통찰만 준다고 인정하며, 논의를 실천적 지식(practical knowledge)과 실천 추론(practical reasoning) 쪽으로 옮겨간다.

관찰 없는 지식과 실천적 지식 (practical-knowledge)

앞 절에서 “왜?” 물음 목록의 한계를 인정한 뒤, 이 절은 throughline을 한 단계 심화하여 행위자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방식을 묻는다. Anscombe는 행위자가 자기 행위를 남에게 들어서, 추론으로, 혹은 거울로 자기를 봐서가 아니라 독특한 “1인칭적(first-personal)” 방식으로 안다고 논하며, 이를 ‘실천적 지식(practical knowledge)‘이라 부른다(실천적 지식 = 행위자가 자기 행위를 행하면서 갖는 1인칭적 앎). 이 앎은 결정적으로 관찰 없이 작동한다(관찰 없는 지식 = 자기 행위를 보거나 조사해서가 아니라 행함으로써 갖는 앎). 이는 조사·탐구를 통해 발견되는 이론적/경험적 지식과 대비된다. 다만 “‘실천적 지식’이라는 개념은 우리가 먼저 ‘실천 추론’을 이해해야만 이해될 수 있다”(INT, 57)는 단서가 붙으며, 다음 절의 수단-목적 질서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의도의 질서: ‘because’의 사슬 (order-of-intention)

이 절은 앞 절이 예고한 ‘실천 추론’을 풀어내어, 한 사람이 하는 일들에 대한 기술들이 실재하는 객관적 질서를 갖는다는 점을 보인다(throughline상 실천적 지식의 기반 해명). 예컨대 “어떤 사람이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은 그가 펌프를 작동시키고 있기 때문이고(because), 그것은 다시 집으로 물을 펌프질해 보내고 있기 때문(because)“이라는 식으로, 기술들은 ‘because’로 연결된 수단-목적 사슬을 이룬다. 이 질서는 “사건들 사이에 실제로 존재하며, 단지 물리적으로 기술된 사건들의 총합도 아니고 … 또한 어떻게든 그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 질서가 의도의 질서다”(의도의 질서 = 행위 기술들 사이의 객관적 수단-목적 짜임). Anscombe는 행위자를 “건물 건립 같은 프로젝트를 모든 사소한 일에 대해 명령을 내림으로써 지휘하되 … 그 프로젝트를 직접 볼 수도 보고를 받을 수도 없는 사람”에 비유한다(현장감독 비유).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그는 “전개되는 사건들의 질서를 파악함”으로써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실천적 지식으로 안다. 따라서 실천적 지식은 원자적 운동들에 대한 앎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들 사이의 전체 수단-목적 질서”에 대한 앎이다.

쇼핑 목록 vs 탐정 기록 (shopping-list)

이 절은 앞의 ‘두 종류의 앎’을 가장 선명하게 예시하는 쇼핑 목록 구절을 다룬다(throughline상 실천적 지식과 이론적 지식의 대비를 결정짓는 장면). Anscombe는 “쇼핑 목록을 손에 들고 도시를 도는 사람”을 고찰한다: “만약 목록과 그 사람이 실제로 산 것이 일치하지 않고, 그리고 오직 이것만이 잘못을 구성한다면, 그 잘못은 목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수행에 있다 … 반면 탐정의 기록과 그 사람이 실제로 산 것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잘못은 기록에 있다”(INT, 56). 즉 어떤 문서가 맡은 “역할(role)“이 불일치 시 잘못이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한다(적합 방향 = 불일치가 생겼을 때 무엇을 무엇에 맞춰야 하는가의 방향). 후대 철학자들(Searle 1975 이후)은 이를 심적 상태의 “적합 방향(direction of fit)“에 관한 논제로 재해석했으나, “Anscombe는 … 여기서 믿음이나 욕구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며 … 이 예시는 오히려 두 가지 앎의 방식을 보여준다”: 참인 무언가를 믿음으로써 아는 것(이론적 앎)과,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행함으로써 아는 것(실천적 지식)이다.

인과 이론 거부 (against-causal)

이 절은 throughline의 비판적 귀결로, 지금까지의 실천 추론·수단-목적 구조 분석이 함축하는 인과 이론 거부를 정리한다. 실천 추론과 수단-목적 구조에 대한 Anscombe의 강조는 이유(reason)를 신체 운동을 야기하는 심적 사건으로 다루는 설명에 대한 회의를 함축한다. 이유는 행위자를 밀어붙이는 외부 원인이 아니라 의도적 행위 자체의 논리적 구조에 속하며, 행위를 구성하는 수단-목적 관계를 분절(articulate)한다고 Anscombe는 논한다. 이는 “데카르트적 심리학(Cartesian psychology)“에 대한 그녀의 저항과 연결된다: 행위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기 위해 내적 심적 상태를 참조할 필요가 없다. 한편 실천 추론은 미리 정해진 목적에 대한 수단을 단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한 기술 아래의 행위가 다른 기술 아래의 목적에 대한 수단이 됨을 파악하는 일을 포함한다(desirability characterisation = 어떤 것을 추구할 만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바람직함의 특성규정). Anscombe는 욕구를 미리 정해진 목표를 향해 밀어붙이는 독립적 동기 원천으로 보는 순수 도구적 모델을 거부하며, 의도와 이유는 행위를 구성하는 짜인 수단-목적 질서 안에서 서로 엮인다고 본다.

행위론에의 유산 (legacy)

이 절은 throughline의 종착점으로, Intention이 행위론에 남긴 영향과 타 영역으로의 파급을 정리한다. “현대 행위 이론은 흔히 Anscombean이거나 Davidsonian으로 분류된다.” Davidson의 1963년 논문 “Actions, Reasons, and Causes”는 이유를 행위의 심적 원인으로 다룬다(Davidsonian = 이유를 믿음+욕구라는 심적 원인으로 보고 인과적 설명·명제적 심적 상태·자연주의적 틀을 취하는 접근). 이에 대비되는 Anscombean 접근은 수단-목적 관계의 논리적 구조, 관찰 없는 실천적 지식, 기술과 그 질서의 역할, 인과적 설명의 거부, 의도와 행위 기술의 통합을 특징으로 한다(Anscombean vs Davidsonian = 행위 이유를 논리적 구조로 보는가, 심적 원인으로 보는가의 대립). 끝으로, 단일 사건이 여러 기술을 허용한다는 점, 의도적인 것과 단지 예견된 것의 구별, 실천적 지식이라는 개념적 도구는 그녀의 도덕철학(이중결과 원리, doctrine of double effect)과 지각철학에도 양분을 공급한다.


원자적 인사이트 (Zettelkasten)

💡 ‘의도적’은 행위의 속성이 아니라 기술의 형식이다

출처: Intention (Anscombe 1957)
유형: 이론적

의도성은 행위 자체에 박혀 있는 성질이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떤 말로 가리키느냐(form of description)에 상대적인 성질이다. 단 하나의 행위가 ‘팔 올리기/펌프질/직무 수행/리듬 만들기/그림자 드리우기’처럼 여러 참된 기술을 동시에 가지지만, 그중 일부만 의도적이다(INT,84). 따라서 “이 행위는 의도적인가?”라는 물음은 기술을 명시하지 않으면 미결정이다.

핵심 조건/맥락: 책의 출발은 트루먼 원폭 변호 비판이며, 이 통찰이 ‘의도하지 않은 부수효과’ 논쟁(이중결과)의 분석 기초가 된다.
연결: The Problem of Action — 행위 개별화 문제와 직접 맞물린다.
활용 가능성: 에이전트의 행동을 평가할 때 ‘어떤 기술 아래에서 의도적인가’를 명시하도록 강제하는 판정 틀.

💡 의도적 행위는 특정 “왜?” 물음이 적용되는 행위다

출처: Intention (Anscombe 1957)
유형: 방법론적

Anscombe는 의도성을 내적 상태로 정의하지 않고 식별 절차로 제시한다: 어떤 행위가 의도적인지는 그것에 특정 의미의 “왜 그렇게 했나?” 물음이 적용되는지로 가려진다. “몰랐다” 또는 “관찰·추론으로 알았을 뿐”이라는 답은 그 물음을 물리쳐 비의도적임을 드러낸다(why-question).

핵심 조건/맥락: Anscombe 본인이 이 답변 목록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천적 지식 논의로 넘어간다 — 즉 이 기준은 충분조건 완성본이 아니라 입구다.
연결: Actions, Reasons, and Causes — Davidson은 이 ‘이유’를 심적 원인으로 재해석해 정반대 길로 간다.
활용 가능성: ‘진짜 행위’를 셀지 판정하는 외부 기준(적용 가능한 물음의 종류)으로 차용 가능.

💡 쇼핑 목록 vs 탐정 기록: 두 가지 앎의 방향

출처: Intention (Anscombe 1957)
유형: 연결

같은 품목 목록이라도 실제와 어긋날 때 ‘잘못의 소재’가 갈린다: 쇼핑 목록은 잘못이 수행(행위)에 있어 행동을 고쳐야 하고, 탐정 기록은 잘못이 기록에 있어 기록을 고쳐야 한다(INT,56). 이 비대칭이 실천적 지식과 이론적 지식이라는 ‘두 가지 앎의 방식’을 드러낸다.

핵심 조건/맥락: 후대의 Searle식 ‘적합 방향(direction of fit)’ 재해석과 달리, Anscombe의 본래 의도는 방향성 그 자체가 아니라 ‘앎의 두 종류’를 보이는 데 있다.
연결: Self-Constitution (Korsgaard 2009) — 행위자가 스스로의 행위를 산출하며 동시에 아는 구조와 연결.
활용 가능성: 시스템의 기술/계획이 세계에 맞아야 하는지(실천) 세계를 반영해야 하는지(이론)를 구분하는 진단 도구.


핵심 용어 정리

용어정의
intention (의도)행위자가 무엇을 하려는지를 가리키는 개념. Anscombe는 미래 의도 표명(“I intend to φ”), 행위가 의도적임, ~하려는 동반 의도라는 세 용법으로 구분한다(CAC,182).
intentional (의도적)행위가 “일부러 행해진”에 해당함. 단,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가리키는 기술의 형식에 붙는 성질이다(INT,84).
form of description (기술의 형식)하나의 동일한 사건을 가리키는 여러 참된 표현(팔 올리기/펌프질/독 주입 등) 중 어느 것으로 기술하느냐. 의도성은 이 기술에 상대적이다.
practical knowledge (실천적 지식)행위자가 자기 행위를 관찰·추론·거울 없이 1인칭으로 아는 앎.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며, 이론적(관찰적) 지식과 대비된다.
why-question (“왜?” 물음)의도적 행위를 가려내는 특정 의미의 질문. “몰랐다/관찰해서 알았다”는 답으로 거부되면 그 행위는 비의도적이다.
order of intention (의도의 질서)행위 기술들이 ‘because’로 연결되어 이루는 객관적 수단-목적 순서(예: 펌프질 because 식수 공급). 실천적 지식은 이 질서 전체에 대한 앎이다.
desirability characterisation (바람직함의 특성규정)어떤 행위를 추구할 만한 것으로 제시하는 규정. 이유를 심적 원인이 아니라 행위의 논리적 구조 안에 두는 인과 이론 거부의 핵심 장치.
Anscombean vs Davidsonian현대 행위철학의 두 진영. 전자는 이유를 행위의 논리 구조에 속하는 것으로, 후자(Davidson, 1963)는 이유를 행위를 야기하는 심적 원인으로 본다.

관련 연구

  • Actions, Reasons, and Causes — Davidson(1963)이 ‘이유=심적 원인’을 주장해 Anscombe의 인과 이론 거부와 정면 대립; 현대 행위론을 둘로 가른 분기점.
  • Intention, Plans, and Practical Reason (Bratman 1987) — Bratman이 ‘미래 의도’를 계획(plan)으로 발전시켜, Anscombe가 구분한 세 용법 중 미래 의도 갈래를 확장.
  • Self-Constitution (Korsgaard 2009) — Korsgaard가 행위자가 스스로의 행위를 산출·구성하는 구조를 다루며, ‘실천적 지식’·행위 개별화 주제와 공명.
  • The Problem of Action — Frankfurt 계열의 행위 개별화·‘무엇이 행위를 행위이게 하는가’ 물음이 Anscombe의 ‘기술의 형식’·“왜” 물음 기준과 직접 맞물린다.

태그

paper #1957 philosophy-of-action intention practical-knowledge why-question anscombe intentional-action


BibTeX

@book{anscombe1957,
  title={Intention},
  author={Anscombe, G. E. M.},
  year={1957},
  publisher={Basil Blackwell},
  address={Oxford},
  url={https://archive.org/details/intention0000ger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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