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자-연결망 이론에 관하여 — 몇 가지 해명
📌 한입 요약
브뤼노 라투르의 이 글은 행위자-연결망 이론(ANT, actor-network theory)을 둘러싼 가장 흔한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방법론적 해명이다. Context: 1990년대 “network”라는 단어가 인터넷·교통망 같은 기술 인프라(technical network)를 연상시키고, “actor”가 권력을 좇는 인간 개인을 뜻한다고 받아들여지면서, ANT는 “사회연결망 분석”이나 “인간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로 오독되고 있었다. Insight: 라투르가 짚는 핵심은 다른 이론가들이 “행위자”를 행위의 원천(source) 으로 전제한다는 점이다 — 그는 반대로 행위자를 “무수한 것들이 몰려드는 표적(target)”, 즉 차이를 만드는(making a difference) 관계 속에서만 성립하는 자리로 본다. Solution: 그래서 그는 두 개념을 재정의한다. 첫째, 행위자를 기호학에서 빌려온 actant(행위하는 것 또는 타자에 의해 행위가 부여되는 것 — 인간 의도성을 전제하지 않으므로 사람·사물·텍스트 무엇이든 될 수 있다)로 대체하고, 둘째 “network”를 사물이 아니라 번역·변형(translation)을 기술(記述)하는 도구로 재규정한다 — 이것이 “위상학의 변경(a change of topology)“이다. Evidence: 이 글에는 사례 연구나 경험 데이터가 없고, 증거는 개념적 해명 자체에서 나온다. 라투르는 network의 위상학적 속성을 단언으로 제시한다 — “하나의 network는 결코 다른 것보다 크지 않다, 단지 더 길거나 더 촘촘히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network는 안과 밖이 없는 온통 경계뿐이며 …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다.” 이로써 micro/macro·작음/큼·구조/행위의 이분법이 크기의 위계가 아니라 연결의 길이·강도 문제로 평평해진다. 동시에 그는 ANT가 “세 가닥(기호학적 실체 구성 정의 + 방법론 + actant의 networky한 성격에 대한 존재론적 주장)“의 융합임을 밝혀,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특별한 실체가 아니라 연합·순환으로 재정의한다. Limitations: 저자도 인정하듯 ANT는 인간 역량(human competence)의 모델 제공에는 무관심하며, 비판자들이 지적하는 두 약점이 남는다 — 행위자성을 인간/비인간에 평평하게(flat) 분배하는 **일반화된 대칭(generalized symmetry)**은 인간의 도덕적·정치적 책임 소재를 흐릴 수 있고, ANT가 기술(記述)에 머물러 왜 그런 연합이 생기는지를 설명하거나 비판하는 힘은 약하다는 것이다. Open Questions: 의도도 의식도 전제하지 않는 actant 개념이 책임·규범·정치를 다루는 데 충분한가, 그리고 “차이를 만든다”는 최소 기준만으로 행위자와 단순한 인과적 요인을 구분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열려 있다.
흐름 따라 읽기
논지 흐름(throughline): ANT 오해 바로잡기 → “network”는 기술 네트워크가 아니라 번역·변형의 기술(記述) 도구(위상학적 전환) → 근접/원거리·소/대·내부/외부 공간 은유 재편 → “actor/actant” = 차이를 만드는 모든 것(비인간 포함, 기호학적 정의) → 사회적인 것(the social)은 실체가 아니라 순환·연합.
ANT를 둘러싼 오해와 글의 목적
이 절은 글 전체의 출발점으로, Latour가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 이하 ANT)에 대한 반복되는 오해를 바로잡는다는 과제를 설정한다. 그는 Callon, Law, Rip(1986)이 제시하고 Callon(1990)이 갱신한 이 이론이 “often misunderstood and hence much abused”되어 왔다고 진단한다. 세 가지 핵심 오해는 모두 “network”라는 단어의 일상적 용법과 그 함의(connotation)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Latour는 이 글에서 연결망(network)의 흥미로운 속성들을 열거하고 그로부터 생겨난 오해들을 해명하겠다고 밝힌다. 초록(abstract)에서 그는 더 큰 틀을 제시하는데, 시대를 거쳐 행위성(agency)을 다루는 세 가지 자원 — 자연성(naturality)·사회성(sociality)·기호학적 의미 구성(semiotic construction) — 이 발전해 왔고, 과학학(science studies)의 독창성은 이 셋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고 본다. 미생물·중성미자·DNA는 “real, human and semiotic entities in the same breath”이며, ANT는 바로 이 셋의 연결을 다시 묶기 위한 어휘(vocabulary)를 발명하려는 시도라는 것이 글 전체의 문제의식이다.
”network”의 의미 — 기술 네트워크가 아니라 번역·변형의 기술(記述) 도구
이 절은 첫 번째 오해를 해체하여, ANT의 “network”가 무엇이 아닌지를 규정함으로써 이후 행위자 논의의 토대를 놓는다. 첫 번째 잘못은 “network”에 하수도·기차·지하철·전화망처럼 기술적(technical)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Latour는 “Nothing is more intensely connected, more distant, more compulsory and more strategically organized than a computer network”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런 기술 네트워크는 actor-network의 가능한 여러 “final”·“stabilized” 상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actor-network는 지역적(local)일 수도, 강제 경로나 전략적 노드가 없을 수도 있다. 단어의 기원은 Diderot의 “réseau”로, 물질과 정신 사이의 데카르트적 분할(Cartesian divide)을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강한 존재론적(ontological) 성분을 지녔다. 따라서 ANT는 “a change of metaphors to describe essences”이며, 표면(surface) 대신 섬유(filaments) 또는 들뢰즈적 의미의 리좀(rhizomes)을 본다. 더 정확히는 “a change of topology” — 차원이 정해진 면(2차원)이나 구(3차원)가 아니라 “nodes that have as many dimensions as they have connections”로 사고하라는 요청이며, 핵심은 전통적 어휘(레벨·층·영역·구조·시스템)가 설명한 효과(effects)를 그 존재론을 떠안지 않고 번역·변형의 연결로 다시 기술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근접/원거리·소/대·내부/외부 — 공간 은유의 재편(위상학적 전환)
이 절은 “network”의 단순한 위상학적 속성만으로도 사회-자연 연구를 옭아매던 공간 은유들이 무너짐을 보여, micro/macro 해체의 예비 단계를 이룬다. 첫째 far/close: 연결망으로 사고하면 “the tyranny of distance”에서 벗어난다 — 끊긴 채 가까운 요소는 무한히 멀 수 있고, 무한히 멀어 보이는 요소도 연결을 복원하면 가까울 수 있다(1미터 옆 사람보다 6000마일 떨어진 어머니가 더 가까울 수 있다). 지리적 근접성조차 지리학(geography)이라는 과학·실천의 산물이며, “there is no such a thing as a proximity or a distance which would not be defined by connectibility”이다. 둘째 small scale/large scale: “A network is never bigger than another one, it is simply longer or more intensely connected”이며, 위아래를 가진 사회라는 공리적 신화(axiological myth)도, 거시 요소 b가 미시 요소 a와 본성이 다르다는 가정도 ANT는 거부한다 — 척도(scale)는 행위자 스스로에게 맡겨진다. 셋째 inside/outside: 면(surface)에는 경계로 나뉜 안과 밖이 있지만 “A network is all boundary without inside and outside” — “Literally, a network has no outside. (…) It has no shadow.” 다만 거리·위계·연결성 같은 효과(effects)를 얻으려면 “an enormous supplementary work”가 필요하며, 바로 이 잉여 작업 때문에 ANT는 수학적 연결망 개념에 전혀 이질적인 개념, 곧 행위자(actor)를 더한다.
”actor/actant” — 행위의 원천이 아니라 차이를 만드는 모든 것(비인간 포함)
이 절은 글의 개념적 심장으로, “network”에 “actor”를 더할 때 비로소 ANT의 동적·존재론적 정의가 완성됨을 밝힌다. 수학·공학의 연결망은 다른 존재(수학자·공학자)에 의해 그려지고 새겨지는(traced/inscribed) 것이지만, “An actor-network is an entity that does the tracing and the inscribing” — 즉 행위자는 타인의 손에 놓인 불활성 물질이 아니라 스스로 그 일을 하는 존재론적 정의다. 그러나 “actor”도 “network”와 같은 오해에 노출되었다: 앵글로색슨 전통에서 actor는 언제나 인간 의도적 개인이며, 이를 연결망의 사회적 정의에 더하면 “권력을 쥐려 동맹을 만드는 개인 남성”이라는 오해의 바닥에 닿는다. ANT에서 “actor”는 기호학적 정의 — “an actant” — 로서 “something that acts or to which activity is granted by others”이며, “It implies no special motivation of human individual actors, nor of humans in general. An actant can literally be anything provided it is granted to be the source of an action.” Latour는 ANT가 권력을 좇는 초인(superhumans)을 말한다는 비판을 정면 반박하며, 오히려 “its complete indifference for providing a model of human competence”가 그 특징이라고 한다 — 전통 사회이론의 인간·자아·사회적 행위자는 ANT의 의제가 아니다. ANT의 의제는 인간/비인간 특성의 귀속(attribution), 속성들의 분배(distribution), 그것들 사이의 연결(connections), 이를 수반하는 순환(circulation),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변형(transformation)이다.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보는 방식 — 기호학·방법·존재론의 융합
이 절은 글의 종합부로, 행위자 재정의가 어떻게 사회이론 자체의 재구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 글 전체의 주장을 닫는다. Latour는 ANT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가 “the fusion of three hitherto unrelated strands of preoccupations” 때문이라고 정리한다: ① 실체 구성에 대한 기호학적 정의(a semiotic definition of entity building), ② 그 구성의 이질성을 기록하는 방법론적 틀(a methodological framework), ③ actant 자체의 “networky” 성격에 대한 존재론적 주장(an ontological claim). 이 세 관심사의 한계는 “when, and only when, they are fused together into an integrated practice of study”일 때 해소된다. 기호학(semiotics)이 필요한 까닭은, 지시(reference)와 생산의 사회적 조건 — “Nature ‘out there‘“와 “Society ‘up there’” — 을 괄호치면 남는 것이 의미 생산(meaning production)이기 때문이다. 60-70년대 언어학적·기호학적 전회(linguistic/semiotic turn)에서 의미는 단순 매개체(intermediary)가 아니라 매개자(mediators)가 되었고, ANT는 그 도구상자(tool-box)에서 실체 구성을 이해하는 데 쓸모 있는 것을 골라낸다. 핵심은 자아·사회·자연을 포함한 모든 실체와 관계·행위가 추상적 구조(actants)에서 구체적인 것(actors)으로 가는 “choices” 또는 “selection”의 분기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인간성을 개인에게 부여하든 무정형·물질성에 부여하든 “requires paying the same semiotic price.” 결국 행위자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흐름(flows)·순환하는 객체(circulating objects)이며, ANT는 기호학적 전회를 자연과 맥락에까지 확장함으로써 사회적인 것을 특별한 실체가 아니라 연합과 순환으로 다시 정의한다.
관련 연구 비교 매트릭스
| 비교 축 | Latour 1996 (TARGET) — On ANT | Callon 1986 (base) — Sociology of translation | Greimas — structural semiotics (base) | Emirbayer & Mische 1998 (alt/direct) — What Is Agency? | Giddens — structuration (alt) | Bennett 2010 (direct) — Vibrant Matter |
|---|---|---|---|---|---|---|
| 행위자(actor/actant)를 무엇으로 보는가 | 행위의 원천이 아니라 “the moving target”; 차이를 만드는(making a difference) 모든 것 = actant | 동맹·관계 속에서 번역되는 행위소(가리비·어부·연구자 모두 actant) | 서사 구조 안의 추상적 actant(행위소) — 행위 기능의 자리 | 시간 속에서 과거·미래·현재를 지향하는 인간 행위자 | 구조를 재생산·변형하는 지식 있는(knowledgeable) 인간 행위자 | thing-power를 지닌 사물; 분산된(distributed) 행위 능력의 담지자 |
| 비인간 행위성 인정 | 핵심 전제 — “An actant can literally be anything” | 인정(가리비·해류가 번역에 참여) | 형식상 비인간 포함 가능하나 서사·텍스트 차원에 국한 | 불인정 — 인간 중심 시간적 행위성 | 불인정 — 인간 행위자 중심 | 강하게 긍정 — 물질의 생기(vibrancy)·능동성 |
| 구조/행위 이분법 처리 | 이분법 자체를 해체 (“change of topology”, micro/macro 폐기) | 번역의 연쇄로 거시/미시를 가로지름 | 구조주의 — 심층 구조가 표층 서사를 규정 | 이분법 전제 위에서 행위성을 시간적으로 재이론화 | duality of structure로 이분법을 통합(여전히 이분법 유지) | 위계적 행위/구조보다 assemblage·배치로 재배열 |
| 핵심 개념/장치 | actor-network, translation, actant, irreduction, “making a difference” | translation의 4계기(문제화·관심끌기·등록·동원), OPP | actant / actantial model(narrative roles) | iteration·projection·practical evaluation의 3차원 행위성 | structure-agency의 순환적 재생산, rules & resources | thing-power, distributive agency, assemblage |
| 핵심 주장 | network는 기술망이 아니라 번역·변형의 기술 도구; the social = 순환·연합 | 권력·질서는 이질적 행위소들의 번역으로 구성된다 | 의미·서사는 행위소 관계의 구조로 환원·분석된다 | 행위성은 시간적 지향의 상호작용 구조다 | 사회는 구조와 행위의 상호 구성으로 (재)생산된다 | 물질은 정치·윤리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행위자다 |
| target과의 관계 | — (기준점) | ANT의 정초 텍스트 — Latour가 명시적으로 계승·갱신 | actant 용어의 기호학적 기원 — Latour가 차용·확장 | 대비점 — ANT의 비인간 대칭성과 정반대(인간 중심) | 대비점 — 이분법을 유지 vs ANT는 해체 | 확장선 — ANT의 비인간 행위성을 신유물론으로 급진화 |
| 경험연구·방법 / 데이터 | 메타이론·방법론적 해명(예시 위주); 본 논문은 사례 없는 clarification | Saint-Brieuc 가리비 양식 사례연구(현장 기반) | 텍스트·서사 분석(문학 코퍼스) | 이론 종합(경험데이터 없음) | 사회이론 일반론(경험연구 아님) | 정전·일상 사물 등 사변적 사례 |
종합: Latour 1996은 ANT를 “무엇이 사회를 이루는가”의 이론이 아니라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의 이론으로 자리매김하며, 그 핵심 이동은 행위자(actor)의 재정의에 있다 — 행위자는 행위의 원천(source)이 아니라 무수한 것들이 몰려드는 표적이자, 인간/비인간을 가리지 않고 “차이를 만드는(making a difference)” 모든 관계적 actant다. Callon의 translation 4계기와 Greimas의 기호학적 actant가 이 정의의 두 뿌리라면, Latour는 이를 존재론적 주장으로 끌어올려 행위소의 “networky” 성격을 보편화한다. 이 점에서 ANT는 인간 중심 시간적 행위성을 정교화한 Emirbayer & Mische, 그리고 행위/구조 이분법을 duality of structure로 봉합한 Giddens와 정면으로 갈라선다 — ANT는 그 이분법(agency/structure, micro/macro, local/global)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위상학적으로 해체한다. 한편 Bennett의 Vibrant Matter는 ANT가 연 비인간 행위성을 신유물론적 생기론으로 급진화하여 그 직접 계승·확장선에 선다.
원자적 인사이트 (Zettelkasten)
💡 행위자는 행위의 ‘원천’이 아니라 ‘차이를 만드는’ 관계적 자리다
유형: 이론적
대부분의 사회이론은 행위자를 행위가 흘러나오는 원천(source)으로 전제하지만, 라투르는 행위자를 무수한 것들이 몰려드는 표적(target)으로 뒤집는다. 행위자성은 어떤 실체가 본래 소유한 속성이 아니라, 그것이 사태에 차이를 만들어(making a difference) 다음 행위를 변경할 때 비로소 관계적으로 귀속된다. 따라서 “누가 행위하는가”는 그 존재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어떤 연결망 속에 놓여 무엇을 변경하느냐로 결정된다.
핵심 조건/맥락: 행위를 사후적·관계적으로 귀속하는 기호학적 분석틀을 받아들일 때 성립. 의도·의식을 행위의 기준으로 삼는 관점과는 양립하지 않는다.
활용 가능성: 기술·제도·인프라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인간 의도’로 환원하지 않고 추적하는 분석. (What Happens When Someone Acts의 ‘행위자의 자리’ 문제와 공명.)
💡 비인간도 행위자다 — 일반화된 대칭(generalized symmetry)
유형: 이론적
actant은 “행위하거나 타자에 의해 행위가 부여되는 것”으로, 인간 의도성을 전제하지 않으므로 사람뿐 아니라 사물·기계·텍스트도 행위자가 될 수 있다. ANT는 인간과 비인간을 처음부터 비대칭적으로 나누기를 거부하고(generalized symmetry) 동일한 어휘로 분석한다. 다만 이 평평한 분배는 행위자성을 누구에게나 똑같이 열어두는 만큼, 도덕적·정치적 책임의 소재를 흐린다는 비판에 노출된다.
핵심 조건/맥락: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라는 최소 기준을 채택할 때 성립. 행위성을 생명·인지·자율성에 묶는 자연주의적 정의와는 직접 충돌한다.
활용 가능성: 알고리즘·인프라·인공물의 책임 귀속 논쟁에서 ‘비인간 행위성’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하는 출발점. (Defining Agency의 생명 기반 정의와 정면 대비.)
💡 “network”는 사물이 아니라 번역·변형을 기술하는 위상학적 도구다
유형: 방법론적
ANT의 network는 케이블이나 인터넷 같은 기술망이 아니라, 어떤 것이 다른 것으로 번역·변형(translation)되는 과정을 기술하기 위한 도구이며 이는 “위상학의 변경”이다. 이 관점에서 network는 “안과 밖이 없는 온통 경계”이고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으며”,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크지 않고 단지 더 길거나 촘촘할 뿐이다. 그 결과 micro/macro·구조/행위의 위계가 크기의 문제에서 연결의 길이·강도 문제로 재편된다.
핵심 조건/맥락: network를 명사(대상)가 아니라 동사(기술 작업)로 읽을 때만 성립. 사회연결망 분석(SNA)의 노드-엣지 그래프와 혼동하면 의미가 무너진다.
활용 가능성: 규모(scale)를 미리 전제하지 않고 큰 제도와 작은 실천을 같은 평면에서 추적하는 기술(記述) 전략. (What Is Agency의 시간적 행위성과 대비.)
핵심 용어 정리
| 용어 | 정의 |
|---|---|
| 행위자-연결망 이론 (actor-network theory, ANT) | 인간과 비인간을 동일한 어휘로 다루며, 행위자와 연결망을 분리된 실체가 아니라 서로를 구성하는 관계로 보는 STS(과학기술학)의 분석 접근. 기호학적 정의 + 방법론 + 존재론적 주장의 융합. |
| actant (행위소) | 기호학에서 빌려온 용어로, “행위하거나 타자에 의해 행위가 부여되는 것”. 인간 의도성을 전제하지 않으므로 사람·사물·텍스트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ANT는 인간 행위자 대신 이 중립적 용어를 쓴다. |
| 차이를 만들기 (making a difference) | 어떤 것이 행위자(actant)인지 가르는 최소 기준. 사태의 진행에 변경을 일으켜 다음에 오는 것을 바꾸면, 그것은 행위자로 간주된다. 본질이 아니라 효과로 행위성을 판정한다. |
| 번역 (translation) | 한 요소가 다른 요소로 옮겨지거나 변형되면서 양쪽의 정체성·목표가 함께 바뀌는 과정. ANT의 “network”는 바로 이 번역·변형의 연쇄를 기술하기 위한 도구다. |
| 일반화된 대칭 (generalized symmetry) | 인간과 비인간, 참과 거짓, 성공과 실패 등을 분석 전에 비대칭적으로 나누지 않고 같은 틀·같은 언어로 다루려는 방법론적 원칙. 행위성을 인간에 한정하지 않는 근거가 된다. |
| network (ANT 의미) | 기술 인프라(인터넷·전력망)가 아니라, 번역·변형을 기술하기 위한 위상학적 개념. “안과 밖이 없는 온통 경계”이며, 하나가 다른 것보다 크지 않고 더 길거나 더 촘촘히 연결될 뿐이다. |
| 사회적인 것 (the social, ANT 의미) | ‘사회’라는 특별하고 안정된 실체가 아니라, 이질적 요소들이 맺어지고 순환하는 연합(association) 그 자체. ANT에서 사회는 설명의 출발점이 아니라 설명되어야 할 결과다. |
| 환원 불가능성 (irreduction) | 어떤 것도 다른 것으로 자동으로 환원되거나 환원되지 않는다는 라투르의 존재론적 원칙. 미시가 거시로, 사물이 사회로 미리 환원될 수 없으며 모든 연결은 노동을 통해 맺어진다. |
관련 연구
- What Is Agency — Emirbayer & Mische, 인간 중심의 시간적(과거·현재·미래 지향) 행위성 이론. 행위성을 인간 행위자의 능력으로 보는 점에서, 인간/비인간을 대칭적으로 다루는 ANT와 정면 대비된다.
- Defining Agency — Barandiaran 외, 생명체의 자기조직·적응을 기준으로 삼는 자연주의적 행위자 정의. 행위성을 생명·자율성에 묶으므로, ‘차이를 만드는 모든 것’에 평평하게 분배하는 ANT의 일반화된 대칭과 대비된다.
- Group Agency and Supervenience — List & Pettit, 개인을 넘어선 집단도 행위자가 될 수 있다는 논증. ANT의 비인간 행위성과는 또 다른 방향에서 ‘비(非)개인 행위자’의 가능성을 연다.
- What Happens When Someone Acts — Velleman, 행위에서 ‘행위자의 자리(누가/무엇이 행위하는가)‘를 묻는 행위철학. 행위자를 원천이 아니라 표적으로 재배치하는 ANT의 문제의식과 공명한다.
태그
paper #1996 STS actor-network-theory nonhuman-agency relational-ontology translation generalized-symmetry
BibTeX
@article{latour1996,
title={On actor-network theory: {A} few clarifications plus more than a few complications},
author={Latour, Bruno},
journal={Soziale Welt},
volume={47},
number={4},
pages={369--381},
year={1996},
url={https://www.jstor.org/stable/40878163}
}